모년 윤월 27일, 이중한이 인편이 있으면 편지를 해줄 것과 한 번 왕림해 주기를 청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윤달에 李中瀚이 인편이 있으면 편지를 해줄 것과 한 번 왕림해 주기를 청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먼저 慶州에 있을 때 보낸 蕪椷을 상대가 이미 받아 보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소백산으로 돌아온 자신은 지난날에 상대를 잠시 만났다고 해서 상대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덜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상대 여러 가족들의 안부를 물었다. 禫祭를 내달 초에 행하기로 했냐고 하면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참석할 엄두를 못 낸다고 했다. 이중한은 香厓로부터 賢皐로 들어와서 며칠 동안 머물다가 이어 達下로 출발하여 하룻밤을 자고 다시 곧바로 고향에 도착하였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형제들과 며칠 동안 지내다가 혼자서 寓所로 돌아왔는데, 번민 가득한 심사를 가라앉히기 어렵다고 하였다. 또한 지난날 앓던 병이 여독을 타고 다시 도졌으므로 진실로 고통스럽다고 했다. 끝으로 노년에 접어든 우리들에게 편지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인편에 玉音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했으며, 가을 초에 한 번 왕림하여 소백산의 雲林을 완상하자고 했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允舍’·‘一枉’ 등에 궐을 쓰고, ‘重省’에서 평을 써서 상대방을 높였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