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8월 17일, 이석휘가 자신의 근황을 알리고 서원의 어떤 일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등의 내용으로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신축년 8월 17일에 李錫彙가 보낸 편지이다. 이석휘는 어버이께서 평안하게 지내시는 날이 항상 드물고 나머지 식구들도 번갈아 일이 생기고 있으니 초조한 마음을 이루 형용할 수 없다고 하였다. 다만 아이들이 잘 있기 때문에 조금 다행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도로에 사고가 많기 때문에 起送하지 못하고 于歸하는 날에 사람을 대신 보내게 되었으니 혹 양해해 줄 수 있겠느냐고 하였다. 書院의 일은 다행히 선비들의 거룩한 거사로 인하여 통분함을 씻어냈으니 하늘이 斯文을 도와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일기가 고르지 못하여 상대의 田庄도 흉년이 드는 것을 면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면서 늦게 내린 비가 혹 도움이 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끝으로 新行은 검소하고 간략하게 해서 차려 보내는 것이 어떠하겠느냐고 의향을 물었다. 나머지 사연은 춘부장에게 보낸 편지에 상세히 있다고 하면서 끝마쳤다.
이 편지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잘한 해프닝을 담고 있다. 어버이와 자식들에 대한 걱정을 시작으로 우귀시 사람을 대신 보낸다는 내용, 서원에 관련한 일이 자신들의 뜻대로 되었다는 이야기, 농사와 관련하여 흉년에 대한 걱정, 혼수를 검소하게 하려는 생각 등이 바로 그것이다. 즉 당시 지방 사대부들의 일상에서 이러한 孝慈의식, 서원활동과 같은 향촌활동, 농사일, 禮는 화려하기 보다는 차라리 검소하라는 유교식 사고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한 편의 편지라고 할 수 있다.
간찰의 사연이 짧을 경우 상하좌우의 여백이 그대로 남지만, 사연이 다 끝나지 않을 경우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 다음은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으며, 그 다음은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하여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간찰의 경우는 돌려서 적지 않고 오른쪽 여백으로부터 이어서 행간에까지 적고 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