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축년 6월 9일, 이석권이 상대 선비의 종상을 위로하고 자신의 상황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음을 알리며 손녀의 혼례를 치른 일과 삼원물을 보낸다는 등의 내용으로 사돈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을축년 6월 9일에 李錫權이 사돈에게 보낸 편지이다. 먼저 이석권은 효자의 집안에 세월이 빨리 흘러가서 어느덧 상대의 先妣, 곧 자신의 査夫人의 終祥이 임박하니 상대의 망극한 슬픔이 初終 때에 비해 못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석권은 당초에 끝내 위문하지 못하였고, 또 河魚症으로 인하여 몇 달 동안이나 앓았기 때문에 먹었던 마음을 이루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혹염을 맞아서 사람을 대신 보내지도 못하였다고 하면서 양해를 구하였다. 이어 상대와 그 아들의 안부를 묻고 상대의 마을에 전염병 기운이 없어져서 식구들이 고루 편안하여 제사를 거행하는 데에 방애가 없느냐고 물었다. 이석권은 자신의 어버이가 늘 편찮으신데 이것이 비록 연세가 드심에 따라 으레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애타는 마음을 형용할 수 없다고 했고 나머지 식구들과 아이들도 번갈아 탈이 생기므로 평안하게 지낼 날이 없다고 하였다. 손녀의 혼례를 지난달 3일에 치렀는데 신랑감의 범절이 극히 흡족했다고 하였고, 3일 후에 곧바로 親迎하여 大邱의 寓所로 于歸하였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끝으로 겨우 三元物을 마련하여 올리니 제사에 보태 달라고 하였다.
간찰의 사연이 짧을 경우 상하좌우의 여백이 그대로 남지만, 사연이 다 끝나지 않을 경우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 다음은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으며, 그 다음은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하여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간찰의 경우도 일반적인 간찰이 형식을 좇았다. 내지의 상여백을 절반으로 나눠서 반시계방향으로 90도씩 돌려가며 기록했다.
자료적 가치
이 편지는 관례적으로 집안에 큰 일이 생기면 서로 부의를 보내 도와주는 예를 보여주는 자료이다. 그리고 편지의 내용 가운데 전염병으로 인해 제사 설행에 차질이 생길 지 여부를 걱정하는 부분에서 전염병이 그 당시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는 봉제사에까지 영향을 주는 사안이라고 판단 할 수 있는 실증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당시 혼례의 절차 가운데 친영례는 혼인 후 3일 뒤에 이루어진다는 실제 모습을 보여주며 또한 새로 들어올 신랑 또는 신부에 대하여 ‘極恊’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평가하는 부분은 서간문 등의 일반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