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4월 13일, 이석휘가 자신의 근황과 며느리 등 가솔들이 전염병에 걸렸던 사실 등을 알리고 이에 대한 감회를 전하기 위하여 사돈댁에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갑진년 4월 13일에 李錫彙가 사돈댁에 보낸 편지이다. 먼저 이석휘는 三災의 액을 보내고 넉 달 동안 우환에 골몰되었다고 하였다. 며느리가 잘 도착하고 나서 수삼 일 후에 앓아누웠는데,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러려니 했으나 10여 일을 앓기에 비로소 돌림병에 걸렸음을 깨달았다고 하였다. 다행히 좋은 약에 힘입어 겨우 소생하기는 했으나 이번에는 그 시어미가 몇 십일 동안 계속 앓았고 또 차남과 남매가 번갈아 앓고 어린 손자도 홍역을 치렀다고 하였다. 비록 이들 병치레가 무사히 끝났으나 그때는 혈육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하였다. 며느리가 파리해지고 그 머리털이 빠져서 모습이 수척한 鶴이 되었으나 지금은 좋아졌으므로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였다. 어버이께서 仲君의 집으로 나가 寓居하고 있는데 늘 편찮으실 때가 많기에 매우 애가 탄다고 하였으며 이웃에 전염병 기운이 있기 때문에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보다 더 위급한 상황이라고 하였다. 이석휘는 자신의 아들을 일전에 그 외숙 집으로 보냈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기에 염려된다고 하였고, 무료한 와중에 품안의 갓난아이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하였다. 끝으로 상대 쪽의 보릿고개 상황에서도 물었다.
간찰의 사연이 짧을 경우 상하좌우의 여백이 그대로 남지만, 사연이 다 끝나지 않을 경우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 다음은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으며, 그 다음은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하여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간찰의 경우는 돌려가며 적지는 않았으나 오른쪽 여백에서부터 이어 행간으로 사연을 적고 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