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년 10월 29일, 박원찬이 상대의 안부를 묻고 며느리를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등 자신의 안부와 근황을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병인년 10월 29일에 朴瑗燦이 보낸 편지이다. 먼저 외가에 일이 있었던 것으로 인하여 상대와 하룻밤을 묵고 동쪽으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이별하게 되니 아직도 서글프다고 하였다. 그런데 상대의 季氏가 방문한 것으로 인하여 상대의 편지를 받게 되니 매우 감사하면서도 자신이 먼저 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부끄럽고 죄송하였다고 했다. 이어 상대와 그 아들 및 식구들의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늘 쓸데없는 일에 골몰되어 있다고 하였으며, 그래도 근심스럽던 일이 조금 괜찮아졌으므로 이태 동안 애를 태우다가 장차 완전히 소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다. 며느리 삼모자는 무탈하지만 핼쑥한 모습이 보기에 매우 근심스럽다고 하였다. 몇 년 동안이나 약 수발을 하고 매일 酒食을 올리는 일이 날마다 부담스러우니 며느리가 어찌 이렇게 되지 않겠느냐고 하였다. 끝으로 앞집 堂弟가 安葬되지 못한 채로 있는데 추위가 점점 심해지고 한 해가 저물어가니 더욱 외로운 마음을 가누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또한 상대의 계씨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길을 재촉하니 자신의 정성이 부족하여 그런 것 같아 두렵기도 하고 계씨가 추위를 무릅쓰고 길에 올랐기 때문에 보내는 사람의 아쉬운 정이 더욱 심하였다고 했다.
자료적 가치
일상적인 내용으로 주고받았던 서간은 보통 상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상대에게 편지를 받게 된 상황 등을 이야기 하고 그것을 통해 상대의 안부를 묻거나 상대의 안부를 알게 되었다고 서두를 뗀다. 그리고 자신 또는 자신 주변 인물들의 병이나 상사 등의 일을 이야기 하며 근황을 전한 후 본론으로 들어간다. 이 편지 역시 이러한 투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일상에서 느꼈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담고 있다. 지난번 헤어진 이후로 상대를 그리워하는 마음, 상대 계씨의 방문과 그를 통해 편지를 받은 사연, 자신의 근황과 며느리의 병에 대한 안타까움, 앞집 당제의 장례에 대한 쓸쓸한 마음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편지는 당시 일상 편지의 투식을 알 수 있고, 화자의 개인적인 감정을 알 수 있는 가치가 있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