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년 모월 편회, 이중린이 상대와 사나흘 함께 보내고 떠난 회포와 그리움을 표현하고 자신의 근황을 알리며 상대가 부탁한 서봉을 보내기 위해 사돈인 김병황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모년 모월 편회에 雲圃 李中麟(1838-1917)이 사돈인 雲齋 金秉璜(1845-1914)에게 보낸 편지이다. 발급인 이중린은 자가 振伯이고, 본관이 眞城이다. 그의 다른 호는 潢山이고, 禮安의 龍溪 출신이다. 그는 退溪 李滉의 후손으로, 雲山 李彙載의 손자이자, 石圃 李晩蓍의 아들이다. 그는 溪堂 柳疇睦의 문인이었는데, 특히 안동 지역의 구한말 의병장으로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중린의 둘째사위인 韋庵 金鼎燮은 바로 김병황의 장남이다. 이중린과 김병황은 서로 사돈지간이다.
먼저 이중린은 일전에 사나흘 동안 김병황과 함께 지냈으니, 진실로 그간 격조했던 회포를 풀 수 있었다고 하였다. 이후 葛田에 도착하였는데 雪花가 흩날리니 다시 김병황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으나 넉넉히 반을 지나쳐 왔던 상황이라고 하였다. 또 뜻밖에 김병황이 편지를 보내주니 그 드러난 정 이외의 남은 뜻이 매우 감사하고도 기뻤다고 하였다. 김병황이 연이어 건승하고 가족들이 고루 평안한 것에 위안이 되었다고도 하였다. 이중린 자신은 객지에서 지내는 형편이 예전 그대로이고 主家도 한결같이 평안하다고 하였다. 또한 父女가 격조했던 회포를 풀었으니 더욱 마음이 든든하였다고 했다. 끝으로 김병황이 부탁했던 書封을 보내니 살펴보고 받아 달라고 하였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으로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省候와 같은 단어에서 줄을 바꾸고 대두법 형식으로 올려 적어 상대에 대한 존경을 표했으며, 主人과 庇下 등 단어에서는 용어를 띄어 적어 존대하였다.
『朝鮮時代 簡札 書式 硏究』, 金孝京, 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5
『漢文書札의 格式과 用語 硏究』, 金血祚,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