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5월 단오, 이희수가 상대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근황을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정○년 단오에 李羲壽가 보낸 편지이다. 먼저 여러 번 달이 바뀌었는데도 만나지 못하였으니 피차 어찌 그리운 마음이 없을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이어 服中에 있는 상대의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근근이 지내고 있었는데 며칠 동안 氣縮되는 병증이 생겼다고 했다. 그래서 진실로 머지않아서 저승사자가 찾아올 것임을 알겠으나 그러기 전에는 진실로 고통스럽다고 했다. 일전에 동기간에 잠시 모임을 가졌는데 자신은 복중에 신병으로 인해 府로 가지 못했다고 하였다. 큰집의 葬事는 그믐날로 정해졌는데 군핍한 것이 많다고 하므로 걱정스럽다고 했다. 끝으로 보리가 떨어진 상대방 집에서 어떻게 장사를 치러내며 또 산 자는 무엇을 먹고 죽은 자를 보내겠느냐고 하면서 걱정스런 마음을 전하였고, 한 번 곡을 하러 가는 일은 생전에는 자신이 이룰 수 없을 것 같다고도 했다.
간찰의 내지를 작성할 때 대체로 처음에 피봉의 너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되는 부분을 여백으로 비워두고 시작한다. 간찰의 사연이 다 끝나지 않았을 때에는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래도 모자라면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는다. 그래도 모자라면,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해서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한시의 回文體처럼 형태가 유사하게 내지를 돌아가면서 쓰는 회문식의 배치는 간찰뿐만 아니라 언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편지의 경우 여백을 남기고 글을 쓰기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상단 여백과 우측 여백에 돌려썼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