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년 9월 26일, 이능직이 자신의 안부를 전하고 증손을 잃은 일 등을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기사년 9월에 李能直이 안부를 주고받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항렬자로 보건대 발급인 이능직은 驪州李氏 문중의 인물로 보인다. 재령 이씨 충효당의 주손인 李性浩(1839-1923)의 사위가 驪州人 李錫晉인데, 그와 관련된 인물로 보인다.
먼저 격조하여 궁금한 마음을 가누기 어려웠는데 자신의 손자가 돌아와서 상대의 근황을 전해 주었으므로 답답한 마음이 조금 풀렸다고 했다. 이어 상대 형제 및 과거를 보러 떠났던 상대 아들의 안부를 물었다. 특히 延禮가 임박하여 늘그막에 재미가 있을 것이니 축하를 드린다고 했다. 이능직은 두 증손 가운데 하나를 여름 말에 잃었다고 하면서 가슴속에 못처럼 박힌 상처를 어찌할 수 없다고 했다. 손자며느리가 搔癢으로 인해 온몸을 긁는데 왕왕 긁었던 부위에 부스럼이 생기기 때문에 크게 염려스럽다고 했다. 약을 써보고자 하지만 근방에 물어볼 만한 곳이 없으므로 더욱 근심스럽다고 했다. 수확이 좋지 않아서 아무래도 남들에게 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늘그막에 배불리 먹는 것도 뜻대로 되지 않으니 한탄스럽고 가소롭다고 했다.
간찰의 사연이 짧을 경우 상하좌우의 여백이 그대로 남지만, 사연이 다 끝나지 않을 경우 본문의 상여백에 이어 적고, 그 다음은 시작할 때 남겨 두었던 오른쪽 여백에 이어 적으며, 그 다음은 본문의 행간에 이어 적는다. 이러한 순서는 간찰을 개봉하여 읽어 나갈 때 접은 것을 펴서 읽은 뒤, 시계 반대방향으로 내지를 돌려 가며 읽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편지의 경우에는 처음에 여백을 꽤 많이 남기고 내용을 쓰기 시작하여 여백이 없자 다시 처음에 비워두었던 공간에서부터 줄을 높여서 기록하고 행 사이에도 내용을 기록했다.
김장경,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