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9년 9월 8일에 정옥(鄭玉)이 선조의 유고를 보내 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
[구성 및 내용]
안부 인사 겸 자신의 근황을 설명하는 부분과 편지 발송의 주목적인 원고의 행방을 묻는 부분, 추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편지의 주된 내용은 선조가 지은 원고의 행방을 묻는 것이다. 정옥은 1756년 정탁의 문집을 간행하라는 임금의 명령을 받게 되고, 문집을 간행하기 위해서 자신의 집이나 가문에 보관되어 있는 것 이외에도 선조의 행적을 좇아 여러 가문과 주고받은 원고의 행적을 수소문 하게 된다. 이 편지는 이러한 일련의 노력을 통해, 수취인의 집에 원고가 있음을 확인하고 보내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보내진 편지이다. 정옥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시 147수, 편지 42 편, 소․차․계․의 31편 등 모두 합해 약간권을 모아 발문을 짓는다.
平闕은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특정한 명사를 만났을 때 행을 옮겨 쓰거나 혹은 공간을 띄워서 글자를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은 행을 바꾸는 것으로 擡頭를 말하고, 궐은 글자를 비워두는 것을 隔字 또는 間字를 말한다. 세로쓰기를 할 때, 평상적으로 시작하는 글자의 위치를 ‘平行’이라고 하는데, 대두법을 사용하여 높이 적는 위치를 ‘極行’이라고 한다. 궐은 평처럼 대두를 사용하여 극행으로 올려 적거나 행을 바꾸는 것과 달리 존대를 해야 할 용어를 띄어 적는 방법이다. 이 간찰에서는 ‘靜’와 ‘達’자를 비롯해서 네 번에 걸쳐 행을 바꾸는 형태로 존칭을 표현하였다.
[자료적 의의]
이 편지는 개인의 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취해지는 여러 과정 중에 한 부분을 볼 수 있는 자료이다. 남겨진 유고의 누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소문 하는 과정과 원고를 보내 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 그것이다.
정옥의 「연보」에 의하면, 그는 63세에 되는 해 7월에 좌승지에 임명된다. 이때 임금이 자신의 5대조인 정탁이 지은 「용만견문록」을 보고, 초상화를 그리게 하는 한편 정옥으로 하여금 유고를 모아 문집을 간행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선조약포선생문집발」이 1760년에 지어진 것으로 보아 총 4년의 기간 동안 문집간행을 위해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편지가 작성된 시기의 설월당가에는 김성익(金聖翼, 1733~1769)이 종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익에게는 아들 김시찬(金是瓚, 1754~1831)이 있는데, 그 배위는 서원정씨 정장간(鄭章簡)의 딸이다. 정장간의 부가 정옥인데, 정옥은 손녀 사위가 될 집에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牛川集』, 정옥,
『퇴계학자료총서』 53, 퇴계학연구소, 성심, 2002
정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