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0년 2월, 이조에서 왕명을 받들어 선교랑 행 문소전참봉김부륜을 승훈랑 행 문소전참봉에 임명하는 문서
[내용 및 특징]
1580년(宣祖 13) 2월 4일에 이조에서 왕명을 받들어 宣敎郞 行 文昭殿參奉 金富倫을 承訓郞 행 문소전참봉에 임명하는 문서이다. 문소전은 조선시대 太祖의 비 神懿王后韓氏를 모신 魂殿이다. 선교랑은 종6품 上階, 승훈랑은 정6품 下階, 참봉은 종9품직이다. 김부륜을 종6품에서 정6품으로 한 품계 올려주고 이 문서를 발급한 것인데, 연호 왼쪽 옆에 작은 글자로 ‘仁聖王后祔宗廟時執事加’라 쓴 것이 바로 가자사유이다. 이는 인성왕후를 종묘에 祔廟할 때 執事로 있었기 때문에 가자한다는 말이다.
인성왕후는 조선 12대 임금인 仁宗의 왕비로 1577년 11월 29일에 승하하였다. 집사는 조선시대 국왕과 왕실을 중심으로 한 각종 의식에서 주관자를 도와 의식을 진행시킨 의식 관원이다. 이 해에 인성왕후의 禫祭를 마치고 종묘에 부묘할 때 김부륜이 집사로서 역할을 담당하였기 때문에 그 공으로 가자한 것이다.
임명관련 교지의 경우 정기적인 인사를 통한 임명이 아닌 경우 그 사유를 문서 왼쪽 연호의 두 번째 글자 옆에 작게 내려 쓰는데, 김부륜의 경우에도 정기적인 인사로 인한 가자가 아닌 인성왕후를 종묘에 부묘할 때 집사로 일했기 때문에 받은 것이므로 그 사유를 왼쪽에 명시하고 있다.
이 문서는 5품 이하의 문무관원에게 발급되는 敎旨이다. 4품 이상이 臺諫의 署經을 거치지 않고 왕명에 의해 바로 임명되는데 비해, 5품 이하 9품까지는 대간의 서경을 거쳐 이조, 병조에서 왕명을 받들어 발급한다. 문서식도 4품 이상 관원에게 발급하는 것과는 다르다. 4품 이상 관원에게 발급하는 告身에서 문서 첫머리에 ‘敎旨’를 쓰는 것과 달리 5품 이하 관원에게 발급하는 고신에는 이조나 병조가 왕의 명을 받들어 임명장을 발급한다는 의미의 ‘奉敎’를 쓴다. 문서 발급에 있어서 착명은 이조나 병조의 당상관과 낭관 각 1인이 하였는데, 이 문서의 발급에는 이조판서와 이조좌랑 2명이 참여하였다. 당시 이조판서는 李文馨이다. 관품과 관직에 차이가 날 경우에는 관직명 앞에 ‘行’과 ‘守’자를 넣어 구분하였는데, 김부륜은 관품은 정6품계이고, 관직은 종9품직으로 관품이 관직보다 높기 때문에 조선시대 行守法에 따라 ‘行’을 관품 뒤, 관사 앞에 명시하였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제 제320호 지정된, 광산김씨 설월당 고문서이다. 『雪月堂先生文集』에는 1572년에 집경전참봉, 1575년에 전생서참봉, 1580년에 문소전참봉에 임명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1572년에 참봉에 임명된 이후 품계만 올려지고 관직은 참봉에 머물렀다.
『增補版 韓國古文書硏究』, 崔承熙, 지식산업사, 1989
鄭求福, 『古文書硏究』 9·10, 한국고문서학회, 1996
유지영, 『古文書硏究』 30, 한국고문서학회, 2007
『雪月堂先生文集』, 김부륜,
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