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5년 3월, 명종이 유학 김부륜에게 생원 2등 제7인으로 합격한 것을 증명하여 발급한 생원시 합격 증서
[내용 및 특징]
1555년(明宗 10) 3월에 유학 金富倫이 生員試에 2등 7인으로 합격하였음을 증명하는 문서이다. 문무과〔大科〕가 33인을 뽑는데 비해 생원진사시〔小科〕에서는 100인을 뽑았는데, 1등이 5명, 2등이 25명, 3등이 70명이다. 김부륜은 생원시에 2등 제7인으로 합격하였으므로 이는 전체 12등으로 합격하였음을 의미한다. 뒷면 표지에는 황색 종이 위에 ‘幼學金富倫生員二等第七人’을 한 줄로 써서 생원시 급제자의 당시 신분, 이름 및 성적을 표시하였는데, 생원시 합격 당시 김부륜은 幼學의 신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생원시에 합격하면 이들에게는 성균관에 입학할 자격이 부여되며, 성균관에 입학해 300일 이상 수학하면 문과에 응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생원시에 합격했다는 것은 관직으로 나아갈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문과에 응시할 수 있는 길이 있었으므로 바로 문과에 응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는 문과합격자에게 발급되는 紅牌에서 생원이나 진사가 아닌 幼學의 신분으로 합격한 사람이 많이 등장하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백패는 생원진사시 합격자에게 내리는 합격 증서로 흰 종이에 쓴다. 『경국대전』 禮典에 백패에 관한 문서식이 규정되어 있는데 문서에는 왕의 고유 임명권한을 밝히는 “敎旨”를 첫머리에 쓰고, 행을 바꾸어 “具官某生員(進士則稱進士)幾等第幾人入格者”의 순으로 합격자의 신분과 성적을 기입한다. 행을 바꾸어 발급 일자를 쓴 뒤에 연호의 두 번째 글자 위에 ‘科擧之寶’를 찍는다. 문무과 합격자에게 발급한 홍패식과 유사한데 합격 증서의 색깔과 합격을 뜻하는 용어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문무과 합격자에게는 ‘及第’라고 하고, 생원진사시 합격자에게는 ‘入格’이라고 써서 이들을 구분하였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제 제320호 지정된, 광산김씨 설월당 고문서이다. 김부륜은 김수(金綏, 1491~1555)와 순천김씨 김수홍의 딸 사이에서 제 3남으로 태어났다. 문집으로 『설월당선생문집(雪月堂先生文集)』이 있다. 김부륜은 그의 나이 16세에 이황에게 수학하였다. 이황은 정유일에게 보낸 글에서 김부륜을 평가하기를 ‘김부륜은 학문을 하는데 몹시 힘쓰지만 모든 일에 반드시 옳은 것을 구하는 곳은 쉽게 얻지 못한다’고 하였다. 김부륜은 이 문서를 받고 난 뒤 5월에 아버지 김수의 상을 당한다. 이후 1572년 천거로 집경전참봉에 제수되지만 부임하지 않고, 이황의 문하에서 학문을 닦는다.
『增補版 韓國古文書硏究』, 崔承熙, 지식산업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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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月堂先生文集』, 김부륜,
정명수,최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