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2월 24일, 李揆淵이 약속한 일이 지연될 것 같다고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
1882년 2월 24일에 李揆淵이 약속한 일이 지연될 것 같다고 알리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지난해 이즈음에 여러 밤 함께 나란히 잤던 일을 이야기 하면서, 그리운 마음이 간절하지 않은 날이 없으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한바탕 꿈과 같다고 하였다. 상대방이 이렇게 멀리서 편지를 보내주어서 여러 번 읽어보니 마치 백리 떨어져 있는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대한 것 같다고 하였다. 받은 편지를 통해서 2월에 조용히 몸을 조섭하는 생활이 아직도 진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는 분명히 지난겨울에 추위로 인해 생긴 것으로 연로한 자에게는 예사로 있는 일이니 괴이할 것이 없다고 하였다. 모친상을 당한 상대방의 아들이 春峽(春陽)에 간 것은 그 사이에 아마도 돌아왔을 것이라고 하면서, 각 집의 안부도 예전과 같은지 물었다. 老從인 자신은 가을겨울 이후부터 비록 앓아눕지는 않았지만 병이 잘 더치니 이것은 상례적인 일임을 알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오른쪽 손가락 두 마디에 이유 없이 마비가 온 것이 거의 서너 달 남짓이다가 지금 겨우 조금 나아졌으며, 또 雲과 眉의 두 사돈 상이 뜻밖에 나서 한창 장례를 준비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수응에 또 한 번 어지러우니 어찌 세상을 살아갈 재미가 있겠느냐고 하였다. 어린 손자는 비범한 모습이 사랑스러울 만한데, 그의 어미를 따라 지금 眉山에 있으니 매번 눈에 삼삼하다고 하면서, 일을 치른 뒤에 즉시 내려올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巢亭에 투장이 든 일은 파가는 것이 기한이 없을 것 같으니 참으로 한심스럽고 분함을 어떻게 설욕해야 하겠느냐고 하였다. 앞집에 祧埋하는 날짜를 정한 것이 머지않아 있으니 마땅히 제사지내는 말석에 한두 명이 가서 참석해야 하지만 자신의 아우도 일흔 노인이고, 갑자기 말을 타고 하인을 거느리는 것을 마련할 수 없는데 도보로 험한 고개를 가는 것은 뜻을 내지 못할 것 같다고 하였다. 먼 곳에 있는 것에 연좌되니, 다만 슬픈 마음만 더할 뿐이라고 하였다. 약속한 물건은 손가락 끝이 여러 달 아픈 것 때문에 아직도 손을 대지 못했다고 하였다. 지금은 거의 완성하는 데에 이르렀다고 이를 만하지만 粧冊하는 것은 지체되어서 이렇게 믿을만한 인편이 들렸지만 끝내 부쳐 보내지 못했으니 한스럽다고 하였다. 편지지를 부쳐 오는 것도 지금 인편이 좋을 것 같지만 이미 과행하지 못했으니 훗날 신실하게 전할 인편을 기다리는 것도 무방할 것이라고 하였다. 족보의 일은 일이 중대하여 자신처럼 식견이 고루한 사람이 감당할 바가 아니니 護軍公이 세상에 있을 때 도모하지 않은 것이 한스럽고, 지금은 또 질질 끌고 있으니 어찌 탄식스럽지 않겠느냐고 하였다. 농사의 상황은 병자년 보다는 조금 낫지만 텅텅 빈 것이 병자년보다 더욱 심하다고 하면서,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는 것이 늙어갈수록 더욱 심하니 참으로 괴롭다고 하였다.
이 편지의 발급자인 揆淵의 생몰년 및 이력은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자신의 호칭을 '老從'이라 하였고, 정미년 3월부터 신미년 4월까지 도산서원 방문자들을 기록한 『尋院錄』에서 '永陽 李揆淵'이라는 기록을 통해 그가 이규연이라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그의 성명이 포함된 다른 연명편지 중 盈德에서 거주한 李孝淵(1820~1891)이라는 인물 정보를 통해 이 편지의 작성연대와 작성지역을 추측할 수 있다.
1차 작성자 : 서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