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4년 6월 20일, 戚末 白浩運이 상대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하면서 契事에 관한 일, 柄谷漢을 독촉하는 일, 楮谷측의 서울행차 소식, 상대에게 빌린 물건을 돌려주는 일 등 여러 가지 사연을 전하고자 藥坡 李鉉發에게 보낸 편지
1874년 6월 20일에 戚末 白浩運이 상대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하면서 契事에 관한 일, 柄谷漢을 독촉하는 일, 楮谷측의 서울행차 소식, 상대에게 빌린 물건을 돌려주는 일 등 여러 가지 사연을 전하고자 藥坡 李鉉發에게 보낸 편지이다.
처음 상대를 기억하는 벗들이 없더라도 본인은 항상 그리워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지난달 상대의 아우와 아들이 차례대로 찾아왔을 적에 상대의 안부를 물었었는데, 이후 장마로 인해 소식이 끊기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 더해져 상대를 보고 싶은 회포가 쌓였다고 하였다. 장마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때에 상대와 형제들의 안부를 묻고는 궁금한 마음은 동병상련일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지난달 상대가 겪은 우환에 관해서도 경과가 어떠할지 궁금해 했다.
자신의 근황으로는, 애초에 귀신같은 행색으로 지내다가 이제야 머물 곳을 정했다고 하였다. 하지만 아직 집이 다 지어지지 않아 일이 끊이지 않고, 흉년까지 겹쳐 우환이 많다고 하였다. 다만 조만간 유람 갈 일이 생겨 색다른 경험을 할 것이라 들뜨지만, 고질병 때문에 사람노릇이나 제대로 할지 걱정하였다. 儒契 모임이 임박하였는데, 자신은 그 일을 담당하는 자로서 군자의 절도를 지켜야 하지만 어물쩍거림이 심하여 잘 하지 못할까 걱정하였다. 하지만 두 집안 선대의 부형들의 뜻을 이어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柄谷 놈을 독촉하는 문제는 너무 심하게 하면 체면도 상하고 상대도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 하면서 다음 소금 굽는 날짜를 가려 몸소 가서 신칙하기를 부탁했다. 楮谷측의 서울행차는 잘 돌아왔긴 했지만 주간한 일은 앞으로 어찌 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는 韓씨, 睦씨 두 재상이 일이 있어서 지금 처리하기 어려우니 일처리를 미루기를 요청했다. 상대에게 빌려 온 물건에 관해서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늦게 부쳐드렸다고 하면서 용서를 구했다. 마지막으로 다음 달 상간에 서로 만날 일이 있을 것 같으니 많은 사연은 그때 이야기하자고 하였다.
발급자 백호운은 생몰이나 이력이 자세하지 않다. 이 편지에서 상대에 대해 자신을 "戚末"로 기재한 것으로 보면 수취인과 친척관계인 것만 알 수 있다. 그리고 본문에서 수취인 정보로 '藥坡'를 기재하였는데 이는 李鉉發의 호이다. 이현발(1810~1884)은 본관은 載寧, 자는 台應이며, 부친은 壽一이다. 僉知中樞府事를 제수 받은 이력이 있다.
1차 작성자 :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