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2년 5월 27일에 琴英澤이 미상의 수신자에게, 그 동안 찾아가지 못한 사정을 알리며, 소일거리로 읽는 《中庸》의 구두와 난해한 뜻을 적어 보내니 견해를 보내달라는 부탁편지
1792년 5월 27일에 琴英澤이 미상의 수신자에게, 그 동안 찾아가지 못한 사정을 알리며, 소일거리로 읽는 『中庸』의 구두와 난해한 뜻을 적어 보내니 견해를 보내달라는 부탁편지이다.
전염병이 가까이 침범해 오래 우거 했다는 말을 듣고 염려하였는데 요즈음은 돌아와 공부하는 생활과 부모님을 모시는 기쁨이 어떤지를 물었다. 전염병이 두려워 칩복하며 겪은 사정을 알리면서, 그 중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늘그막에 아내를 잃고 우두커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어 종씨형의 요즈음 근황을 궁금해 하면서 천연두와 전염병으로 아직까지 찾아가지 못해 한스럽다고 하였다. 『中庸』을 근래 소일거리로 삼아 때때로 펼치나 힘써 보지 못하고 구두나 뜻 또한 모르는 곳이 많아서 의심나는 곳을 기록하여 당숙 어른께 가르침을 청하니 부디 여쭈어보고 高明의 견해까지 덧붙여 어리석음을 깨뜨려 달라고 하였다. 盧友 집의 일에 관한 소식을 전하고 극심한 가뭄과 장마의 재해에 대한 걱정을 하면서 끝인사를 붙여 마무리 하였다.
피봉의 松浦는 상주시 모동면 상판리이다. 발신자 琴英澤(1739∼1820)의 자는 再卿, 호는 晩寓齋, 본관은 奉化이다. 1790년(정조 14) 생원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에서 유학하였다. 그러나 명예와 이익만을 집착하는 풍토에 회의를 느끼고 귀향한 뒤 다시는 과거에 응시하지 않고 학문에만 전념하였다. 저서로 『만우재집』 4권 2책이 있다. 雜著에 수록된 「언문자음기례」와 「오음초성」은 훈민정음을 분석한 기록으로, 국어학 연구에 참고자료가 된다.
『옛편지 낱말사전』, 하영휘, 돌베개, 2011.12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12
1차 작성자 : 정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