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4년 4월 21일 權正宇 외 9인이 지난번 초상에 정을 표하지 못했고, 이번 편지에서 한 부탁도 마음에 차도록 부응하지 못한 점을 미상의 수신자에게 사과하는 편지.
1784년 4월 21일 지난번 초상에 정을 표하지 못했고, 이번 편지에서 한 부탁도 마음에 차도록 부응하지 못한 점을 權正宇 외 9인이 미상의 수신자에게 사과하는 편지이다.
영주[龜城]에서 만났다 이별한 것은 갑작스러워 그리운 마음이 날로 자란다고 첫인사를 하였다. 뜻밖에 편지를 받고 여러분들의 생활이 더욱 좋고, 지난번 喪車도 탈 없이 도착하였으며, 형의 병도 더해지지 않고 온 식구들이 조금 안정되었다니 위안이 된다고 하였다. 다만 納言 어른이 거듭 위급한 병을 앓아 비록 나았다지만 매우 염려가 된다고 하였다. 자신 등은 그럭저럭 지내나 집안의 젊은 부녀자들의 참혹한 상이 이어지니 슬픈 마음을 말로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또 지난겨울 눈 속에 동사는 면했으나 지금의 흉작으로는 앞으로 한 사발 수제비도 서로 대접할 수 없을 것 같으니 또한 되는대로 맡겨둘 뿐이라고 하였다.
지난번 상을 치루는 절도는 본래 자신들 가문의 친구들이 함을 다했어야 하나 가난하여 정을 표하지 못하여 마음이 편하지 않는데, 이번편지에서 한 말도 마음에 차도록 부응하지 못하니 마음이 오그라들고 부끄러워 편하지 않다고 하였다. 서로 멀리 떨어져 만날 길이 없고 뒷날 모임도 언제 있을지 몰라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몸조심하라는 끝인사를 붙여 마무리 하였다.
발신자 중 權思浩(1733~1806)는 본관이 安東, 자가 基天, 호가 酉暘이다. 정조조에 생원이 되었고 음보로 정랑과 현감을 지냈으며 遺稿가 있다.
『옛편지 낱말사전』, 하영휘, 돌베개, 2011.12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12
1차 작성자 : 정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