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4년 윤달 27일에 사위 盧絅文이 자신의 근황을 전하면서 처남인 成伯 형의 도문잔치에 말이 없어 갈 수 없는 사정을 장인인 趙時經에게 알리는 편지.
1754년 윤달 27일에 사위 盧絅文이 자신의 근황을 전하면서 처남인 成伯 형의 도문잔치에 말이 없어 갈 수 없는 사정을 장인인 趙時經에게 알리는 편지이다.
소식이 오래 막혀 종을 보내 안부를 물으려 했지만 약간의 농사에 골몰하느라 뜻을 이루지 못하여 항상 한스러웠다고 첫인사를 하였다. 뜻밖에 편지를 받고 장마 더위에 정양하는 생활이 편안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위안이 된다고 하였다. 자신은 일전에 감기에 걸렸고 아내와 아이들도 일시에 함께 아파 지금은 비록 조금 나았지만 아직 남은 증세가 있어 괴롭고, 다른 여러 가지 곤란을 당한 상황은 다 말하기 어렵지만 이 또한 운수이니 어찌하겠느냐고 하였다.
성백 형이 과거에 급제해서 집에 돌아와 벌이는 잔치는 초 8일로 정해졌고 또 아내에게 歸覲하라는 말씀이 있었으니 이는 인정상 당연한 일이나, 이곳의 말을 사기를 원하는 자가 있어 그 전에 귀근을 지연하기 어렵고 다른 말은 구하기도 어려우니 어쩌느냐고 딱한 사정을 알렸다. 막 과거에 합격한 성백 형이 오래지 않아 이곳에 들른다고 하니 미리부터 기다려진다고 하였다. 柴里의 상은 들으니 놀랍고 참혹한데 변고가 輪症에서 나왔다면 뒷날의 근심이 없지 않아 염려가 된다고 하였다. 보리가 다 떨어진 어려운 시기에 벌이는 잔치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미 귀신이 밀어주는데 다시 무엇을 걱정하겠느냐고 하면서 끝인사를 붙여 마무리하였다.
발신자 노경문은 조시경(1686~1755)의 사위이다. 수신자 조시경의 자는 羲甫, 호는 中厓이다. 숙종조의 격변으로 정국이 자주 바뀌는 데 실망하여 과거를 보지 않고 위기지학에 힘쓰면서 후진양성에 일생을 바쳤다.
『옛편지 낱말사전』, 하영휘, 돌베개, 2011.12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12
1차 작성자 : 정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