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9년 11월 18일에 四從弟 趙學經이 堂事의 일과 관련하여 자신이 맡은 직임이 바뀌기를 바라지만 수신자를 비롯한 장로들의 뜻과 어긋나니 자신이 처신해야 할 타당한 도리를 알려주길 오작당에 보낸 편지.
1749년 11월 18일에 四從弟 趙學經이 堂事의 일과 관련하여 자신이 맡은 직임이 바뀌기를 바라지만 수신자를 비롯한 장로들의 뜻과 어긋나니 자신이 처신해야 할 타당한 도리를 알려주길 오작당에 보낸 편지이다.
병을 앓기 전에 한 보름 동안 찾아가려고 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여 석 달 동안 가르침을 받지 못했고, 달포 전에 먼저 편지를 받았으나 병으로 답장을 쓰지 못해 황송하다고 하였다. 전에 병으로 편안한 때가 적다고 하였는데 요즈음 날씨가 또 병을 조리하는데 마땅하지 않아 염려가 된다고 하였다. 자신의 병세는 반쯤 줄었으나 살갗이 딴사람이 되어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고 上氣와 厭食의 증상으로 살아 있어도 조금의 이익도 없으니 스스로 괴롭다고 하였다.
堂事는 백번 생각해도 미적거리며 무릅쓰고 앉아 있을 수 없어서 반드시 직임이 바뀌기를 기대했으나 여러 장로들의 말이 이와 같고 형도 이렇게 하교하니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온갖 편하기 어려운 단서는 말이 번거로운 것은 고사하고 유사가 이미 단자를 내려다 중지한 것은 자신이 단자를 먼저 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저쪽의 뜻을 보면 면려를 만류한 것은 아니니, 그렇지 않다면 하필 승려를 모집해 들이고 창고지기 등의 일을 제기하였겠느냐고 하였다. 자신이 만약 단자를 정지한다면 저들이 곧 체직을 청할 것인데 허락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물러앉는 일이 있을 것이니 이런 때를 당하여 자신이 처한 바가 어찌 매우 가소롭지 않겠느냐고 하였다. 이 때문에 세 차례 단자를 낼 계획을 하였으나 가르치신 뜻을 받드는 것이 아니니, 그 사이의 절박함을 자신이 당한 일로 여겨 자세하게 생각하고 헤아려 지당한 도리를 알려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였다. 권상일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조카들의 독실하게 공부한다는 소식에 경하를 드린다며 끝인사를 붙여 마무리 하였다.
발신자 조학경(1697~1756)의 본관은 豊壤, 자는 思仲, 호는 雲谷이며 이현일의 문인이다. 타고난 기질이 薄弱하여 과거에 골몰하다가는 목숨을 해치기 쉽겠다고 여겨 마침내 과거 공부를 그만두고 독서와 마음 수양에 전념하면서 틈틈이 자제들 중에서 배우려는 자들을 모아 아침저녁으로 수업하면서 친절하게 의리의 뜻으로 가르쳤다고 한다.
『옛편지 낱말사전』, 하영휘, 돌베개, 2011.12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12
1차 작성자 : 정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