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유년 1월 16일에 조○○가 처음 하는 벼슬살이에 충실할 것과 틈이 나면 글 읽기를 부탁하면서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종반들이 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주기를 미상의 수신자에게 권유하는 편지.
기유년 1월 16일에 조○○가 처음 하는 벼슬살이에 충실할 것과 틈이 나면 글 읽기를 부탁하면서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종반들이 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주기를 미상의 수신자에게 권유하는 편지이다.
섣달에 보낸 편지가 봄과 함께 도착하니 헤어진 뒤의 얼굴을 의연히 다시 대한듯하다고 서두를 꺼냈다. 새해에 벼슬살이는 더욱 복을 받고 일상생활은 몸 관리를 잘하여 보전하리라 생각하니 멀리서 위안이 되지만, 객지에서 묶은 해를 보내느라 집 생각이 나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였다. 비록 처음 맡은 관직이지만 충실히 근무하는 것이 신하가 임금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이 노인이 평소 권면하던 것인데, 그대가 잡아 지키는 것으로 배운 것을 저버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하였다. 공무 중의 겨를에는 반드시 전에 배운 것을 복습하여 옛사람이 정성으로 임금을 섬기던 의리를 취하여 바탕으로 삼기를 바라는데 그대의 뜻은 어떠냐고 하였다.
자신은 세상에 쓸모없이 54주발의 떡국을 허비하니 참으로 부끄럽고 한탄스럽다고 하면서 오직 지난해의 한없는 근심이 새해에는 조금 안정되어 차츰 스스로 위안이 되는 것이 다행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새 달력은 멀리서의 염려에 힘입어 가난한 집의 세월을 증험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한양 소식은 가난한 서생이 물을만한 것이 아니나 道査의 소식이 막연하여 답답하며, 도성 안에 천연두가 한창이라고 들었는데 회시를 보러간 종반들이 매우 염려되니 반드시 깨끗한 곳을 자세히 찾아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할 것을 권유하면서 끝인사를 붙여 마무리 하였다.
『옛편지 낱말사전』, 하영휘, 돌베개, 2011.12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12
1차 작성자 : 정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