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년 9월 3일에 외사촌 盧光復이 형을 잃은 심정과 상황을 전하면서 장례에 참석해 주기를 미상의 수신자에게 바라는 편지
신해년 9월 3일에 외사촌 盧光復이 형을 잃은 심정과 상황을 전하면서 장례에 참석해 주기를 미상의 수신자에게 바라는 편지이다.
공경하지 않은 죄가 쌓여 형이 죽었다고 탄식하였다. 독실한 성품과 굳건한 자질은 천수를 누리기에 충분하였는데 고생으로 몸이 상한 나머지 지식을 잃은 슬픔으로 애를 태웠고 알 수 없는 질명이 목숨을 재촉하였으니 이 무슨 이치냐고 한탄하였다. 평소 떨어져 사는 것도 회포를 견디기 어려웠는데 영원히 이별하여 단란하게 모일 기약이 없으니 하늘을 우러르고 가슴을 치면서 따라 죽고 싶으나 그럴 수 도 없다고 안타까워하였다. 서늘해지는 가을에 두 분 숙모와 여러 가족들의 안부를 묻고, 겨우 몸뚱이만 보전하는 자신은 계절이 바뀌자 눈에 닿는 것마다 슬픔이 일어나 남은 생이 자신도 모르게 지루하다고 하였다. 10월 1일에 장례를 지낸 계획인지만 모든 일이 아득하여 마음에 걸맞게 치루기 어렵다고 하면서, 그 때 참석해 주기를 바란다는 부탁을 하며 끝인사를 덧붙여 마무리 하였다.
『옛편지 낱말사전』, 하영휘, 돌베개, 2011.12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12
1차 작성자 : 정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