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년 3월 21일에 弟 宅中이 미상의 수신자에게 보낸 편지로, 崑齋에서 밤을 새운 즐거움을 회상하며 전의 운에 따라 시 두수를 지어 보낸다는 편지
신해년 3월 21일에 弟 宅中이 미상의 수신자에게 보낸 편지로, 崑齋에서 밤을 새운 즐거움을 회상하며 전의 운에 따라 시 두수를 지어 보낸다는 편지이다.
이별의 회포를 말하자면 길지만 비록 襄陽耆舊의 모임이라도 곤재에서 밤을 새운 즐거움보다는 못할 것이니 어찌 이런 모임을 다시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였다. 슬피 구름을 바라보며 홀로 溪堂에 앉아 괴로이 읊조릴 뿐이니 한스럽지만 어찌하겠느냐고 하였다. 구당에 돌아가 지내는 생활이 어떠한지 물으면서 치달리는 그리움이 그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자신은 예전대로 지내 달리 알릴 말은 없으나 詩興은 아직도 그치지 않아 전의 운을 써서 시 2수를 지어 보내니 한 번 웃고 꾸짖지는 말라고 하였다. 마침 밀양의 朴從弟가 가는 편에 잠시 편지를 쓴다고 하면서 끝인사를 붙여 마무리 하였다.
襄陽耆舊는 양양의 덕망 높은 늙은이들이란 뜻인데, 일반적으로 후한 때의 龐德公을 이르기도 한다. 방덕공은 일찍부터 세상에 나가기를 단념하였다. 당시 荊州刺史 劉表가 수차에 걸쳐 벼슬길에 나오도록 그를 종용했으나 거절하고서 처자와 함께 농사를 짓다가 나중에는 鹿門山으로 처자와 함께 약을 캐러 들어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한다. 杜甫도 〈遣興〉에서 "옛날에 방덕공은 일찍이 州府에 들어가지 않았어라. 양양의 기구들 사이에 처사의 절개가 유독 높았구려.[昔者龐德公 未曾入州府 襄陽耆舊間 處士節獨苦]" 라고 칭송하였다.
『옛편지 낱말사전』, 하영휘, 돌베개, 2011.12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12
1차 작성자 : 정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