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1월 12일에 弟 邦聖외 3인 등이 䟽廳에서 미상의 수신자에게 상소에 관한 일로 속히 찾아와 주기를 부탁하는 편지
신축년 1월 12일에 弟 邦聖외 3인 등이 䟽廳에서 미상의 수신자에게 상소에 관한 일로 속히 찾아와 주기를 부탁하는 편지이다.
조리하는 가운데 조용히 수양하며 만복을 누린다고 생각하니 그리움을 견딜 수 없다고 첫인사를 하였다. 䟽事의 設施는 한해가 지났으나 온갖 일에 분주하여 실마리에 나아갈 길이 없고, 온 도의 의견도 가지런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향중의 少長도 전혀 돌아보지 않으니 큰일의 낭패가 매우 심하다고 한탄하였다. 영남에 부끄러움을 끼치고 장차 온 나라와 천백세에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이일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고을 사람들의 책임인데 아직도 발걸음을 하지 않느냐고 원망하였다. 속히 찾아와 주기를 바라면서 이울러 이번 ○에는 그대 집안 소장들이 함께 말을 타고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하였다. 종씨에게 바빠서 편지를 쓰지 못하니 같이 보기를 바란다는 추신이 붙어 있다.
발신자에 관한 정보가 상세하지 않아 상소에 관한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원문의 '鞅掌'은 원래 나랏일을 맡아 고생한다는 의미이다. 『시경』「北山」에 "누구는 소리쳐 부르짖는 줄도 모르고, 누구는 참혹하게 고생을 하며, 누구는 집에서 편안히 누웠다 일어났다 하고, 누구는 나랏일로 정신없이 분주하누나.〔或不知叫號, 或慘慘劬勞, 或棲遲偃仰, 或王事鞅掌.〕"라고 한 말에서 온 것이다.
『옛편지 낱말사전』, 하영휘, 돌베개, 2011.12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12
1차 작성자 : 정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