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4월 26일, 이규영이 사는 일에 골몰하다보니 독서에 전일하지 못하여 선친이 남긴 가르침을 실추시킬까 두렵다는 내용으로 김인섭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99년 4월 26일, 李圭英이 金麟燮에게 보낸 편지이다. 발신자는 수신자와 사제관계로 이 서찰은 스승에게 보낸 안부편지이다. 지난번에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고 또 글을 받아 돌아와서 공경히 사모하는 마음이 매일 가르침을 받는 것 같다고 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그리워하는 마음을 나타내었다. 초여름을 맞아 잘 지내며 아들 형제들도 어른들을 잘 모시면서 공부는 잘 하는지 손자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두루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오직 형제들이 여전히 잘 지내고 있지만 학업은 우둔한 성품에 진전할 방법을 알지 못하고 먹고 사는 일에 빠져 독서에 전일하지 못하니 늘 선친이 남긴 가르침을 실추시킬까 두렵다고 하면서 자신의 근황을 전하였다.
자료적 가치
간찰자료는 조선시대의 고문서 가운데 양적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연구가 미진한 상태이다. 간찰 자료는 주로 안부와 건강 등 일상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런 내용들 대부분은 주고받는 사람 상호간에만 이해될 수 있는 내밀한 이야기이거나 이야기 되는 사건의 전말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편지글의 자료적 가치는 바로 이 내밀성과 일상성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간찰자료는 그 자체의 형식과 용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사회사 혹은 일상생활사, 심성사 등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한 정사나 일반적인 사료에서는 결코 확인할 수 없는 개인의 미묘한 생각이나 입장도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간찰은 상호간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주고받거나 학문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학문적인 교류나 토론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학문적인 토론이나 주장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도 전달되며, 후대에 문집에 수록되거나 별도의 서책으로 편집되어 개인의 중요한 저술로 전해지기도 한다.
『慶南文化硏究』24집, 이상필, 경남문화연구소 2003
『남명학파의 형성과 전개』, 이상필, 와우[예맥커뮤니케이션] 2005
류지훈,심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