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7년(헌종13) 9월 18일, 茶湖에 사는 李在翊이 慈山府使로 있던 凝窩 李源朝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1847년(헌종13) 9월 18일 茶湖에 사는 李在翊이 慈山府使로 있던 凝窩 李源朝에게 보낸 서간이다.
월초에 보낸 서찰은 마침 출타중이어서 離索(친구들 곁을 떠나 혼자 외로이 지내는 것)의 회포를 다할 수 없었음을 전하고, 여러 해 동안 수 천리를 떨어져 지낸 회포를 풀고 싶은데, 자꾸 길이 어긋나서 우리가 만나지 못하는 것이 마치 누군가가 揶揄하는 것 같다는 답답한 심정을 피력하였다.
자신은 丹毒(피부 또는 粘膜部의 다친 곳이나 헌데에 連鎖狀 球菌이 들어가서 일어나는 급성 전염병) 때문에 거의 鬼籍(귀신의 명부로 죽음, 또는 저세상을 가리킨다)에 들어갔다가 지금 겨우 陽界(사람이 사는 세상)를 얻었으나, 圉圉(몸이 괴로워서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모양)함이 마치 서리 내린 뒤의 파리와 같다고 한탄하면서 보름에 만나고자 한 약속을 꼭 지키자고 하였다. 맏형은 근래에 평안한지 안부를 묻고 병 때문에 대필하느라 예의를 갖추지 못한다고 하였다.
자료적 가치
간찰은 짧은 글로서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하는 글이라는 점에서 문학성도 아주 높다. 따라서 사상사, 유학사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한 간찰에 쓰인 서체는 서예사연구나 문화사적 자료로도 높은 가치를 가진다.
“일전에 우연히 丹毒으로 거의 鬼籍에 들어갔다가 지금 겨우 陽界를 얻었으나, 圉圉함이 마치 서리 내린 뒤의 파리 같아서 보름쯤에 서로 만날 약속은 때리지 않아도 저절로 부서질 지경이라, 우러러 行塵만 바라봐도 섭섭하고 암담함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日前偶以丹症 幾入鬼籍 今纔少得陽界 而圉圉若霜後蠅 望間相會之約 不攻而自破 瞻望行塵 不禁情黯〕. 등의 표현은 문학적으로도 아주 돋보이는 대목이다.
『凝窩全集』, 李源朝, 여강출판사, 1986
「凝窩 李源祚 先生 生平事蹟考」, 이세동, 『東方漢文學』12,동방한문학회, 1996
『응와 이원조의 삶과 학문』, 경상북도대학교 퇴계연구소 편, 역락, 2006
「書牘類의 특징과 조선 후기의 양상」, 金允朝, 『東方漢文學』30,동방한문학회, 2006
『간찰』, 심경호, 한얼미디어, 2006
김상환,심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