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년, 발신자 未詳이 注書인 李源祚에게 보낸 답신으로, 자신의 烏帶는 이미 빌려주었으며 이웃의 烏帶를 빌려서 보내니 남에게는 절대로 빌려주지 말고 사용 후 즉시 돌려보내 달라는 내용
내용 및 특징
1811년 未詳의 발신자가 注書인 李源祚에게 보낸 답신으로, 자신의 烏帶는 이미 빌려주었으며 이웃의 烏帶를 빌려서 보내니 남에게는 절대로 빌려주지 말고 사용 후 즉시 돌려보내 달라는 내용이다.
피봉에 ‘李注書 行軒 回納’이라고 하였다. 이원조는 20세가 되던 1811년(순조 11) 5월 초에 承政院假注書에 임명되었다가 한 달 뒤에 遞職되었다. 따라서 이 서찰의 수취자는 이원조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내용 중에 ‘머지않아 堂后로 들어가 서로 만날 수 없는 것이 매우 서글프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를 미루어 보면, 이원조가 가주서로 임명되고 아직 승원정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임을 알 수 있으며, 양부인 李奎鎭은 兵曹正郞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자료적 가치
간찰[편지]자료는 조선시대의 고문서 가운데 양적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연구가 미진한 상태이다. 간찰 자료는 주로 안부와 건강 등 일상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런 내용들 대부분은 주고받는 사람 상호간에만 이해될 수 있는 내밀한 이야기이거나 이야기 되는 사건의 전말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편지글의 자료적 가치는 바로 이 내밀성과 일상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당시의 건강이나 질병, 가난, 흉년 등의 문제와 발신자와 수신자의 다양한 인간관계를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정사나 일반적인 사료에서는 결코 확인할 수 없는 개인의 미묘한 생각이나 입장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간찰자료는 그 자체의 형식과 용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사회사 혹은 일상생활사, 심성사 등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이 간찰에서는 ‘이웃에 烏帶를 빌려서 드리는 것이니, 남에게 절대로 빌려주지 말라’는 말에서 꾸밈없는 인간적인 모습과 물자가 넉넉하지 못하던 시절의 인정미를 볼 수 있다.
『凝窩全集』, 李源朝, 여강출판사, 1986
이세동, 『東方漢文學』12,동방한문학회, 1996
『응와 이원조의 삶과 학문』, 경상북도대학교 퇴계연구소 편, 역락, 2006
金允朝, 『東方漢文學』30,동방한문학회, 2006
『간찰』, 심경호, 한얼미디어, 2006
황동권,심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