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락(鄭基洛) 서간(書簡)
서찰을 받은 즉일에 기하생(記下生) 공복인(功服人:상복 대공과 소공을 입고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정기락(鄭基洛)이 대포(大浦)의 이원조(李源祚)에게 보낸 편지이다.
밤이 지났는데 대감의 기운이 더욱 왕성함을 알고는 더욱 위로되는 마음을 전하고, 자신은 해만 뜨면 일이 생겨 심신(心神)이 피로하나 모두가 창랑(滄浪:창랑자취의 줄임말로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는 뜻으로, 취하고 버리는 것이 자신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임을 강조하였다. 상대방의 도움으로 간신히 강미(江米:멥쌀을 이르는 말로, 갱미·갱미로도 표현된다.) 200석을 수합하여 내일 수송하게 된 고마움을 전하였다. 귀한 집장(汁醬:메주를 빻아서 고운 고춧가루 따위와 함께 찰밥에 버무려 장항아리에 담고 간장을 조금 친 뒤에 뚜껑을 막은 다음 두엄 속에 8~9일 묻었다가 꺼내 먹는 장이다.)을 보내주어 병든 위장을 위로하게 되었으며, 항아리는 다 먹고 돌려주겠다고 하였다.
「凝窩 李源祚 先生 生平事蹟考」, 이세동, 『東方漢文學』12,동방한문학회, 1996
김상환,심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