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년 모월 모일, 記下 李秉孝가 수신자 미상에게 보낸 편지
내용 및 특징
모년 모월 모일에 記下 李秉孝가 수신자 미상에게 보낸 서신이다.
이병효는 우선 오랫동안 소식이 막혀 그리운 마음과 어머니의 병세가 차도가 없어서 애태우는 심정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병효가 묵고 있는 성균관의 하숙집 주인인 朴甲成의 아내가 지난달에 죽었으며, 박갑성의 무리는 아직도 의지할 곳 없이 유랑하는 사람들을 구하느라 양식도 떨어지고 재물도 모두 써버려서 한 귀퉁이의 빚도 감당할 수 없게 되었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병효는 수신자에게 박갑성을 불러서 묻고 의논하여 首吏와 書吏, 都使令에게 분부하여 5일 내에 바치는 것을[捧納]을 마치게 하고, 또 한냥 한냥 出給하지 말고 모두 합해서 바치게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자료적 가치
이 편지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이병효는 아마 편지를 쓰던 당시에 성균관의 박갑성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으며, 둘째, 당시에 굶주린 사람들이 많이 유랑하고 있으며, 박갑성 등과 같은 사람들이 이들을 구제하는데 여념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병효가 수신자에게 당부한 내용, 곧 박갑성에게 묻고 또 수리와 서리, 도사령 등을 불러 5일 이내에 돈을 바치라고 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이 편지는 수신자와 작성일자가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수신자는 이병호와 생몰연대를 비교할 때 응와 이원조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 당시에 전염병이 돌고 굶주린 사람들이 유랑하는 등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전하고 있으나 발신연도가 표기되어 있지 않아 더 이상 고찰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는다.
『凝窩全集』, 이원조, 여강출판사, 1986
「凝窩 李源祚 先生 生平事蹟考」, 이세동, 『東方漢文學』12,동방한문학회, 1996
『응와 이원조의 삶과 학문』, 경상북도대학교 퇴계연구소 편, 역락, 2006
「書牘類의 특징과 조선 후기의 양상」, 金允朝, 『東方漢文學』30,동방한문학회, 2006
『간찰』, 심경호, 한얼미디어, 2006
김상환,심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