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 허유(許愈) 서간(書簡)
1898년(무술) 4월 15일에 허유(許愈)가 김인섭(金麟燮)에게 보낸 답장이다.
지난번에 찾아갔지만 마침 출타 중이어서 마음이 몹시 허전했는데, 돌아와서 보내주신 편지를 받고 매우 고마웠다고 하였다. 그 뒤로 고요히 수양하며 사서육경(四書六經)을 익히며 지내는 상대방의 근황을 생각하며, 노년에 왕성하게 학문에 정진하는 모습에 감탄하였다. 그러나 자신은 노쇠하여 한 글자도 기억하는 것이 없고, 다만 마른 모습에 서울 근방의 산[京山]에서 놀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꺼리가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도산(陶山)의 유생이 글을 올려서 볼기를 치는 일을 다반사로 하는 것에 대해, 노선생의 집안에 예도가 땅에 떨어져버린 일을 탄식하였다. 그러나 이 일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를 가리키는지 명확하지 않다.
운동(雲洞)의 모임에서 오래 머물지 못했던 일에 대하여 아쉬워하고, 이어 상대방이 지은 ‘혼자 갔다가 홀로 돌아오다[獨往獨來]’라는 시는 사람들이 외울 만한 훌륭한 시라고 칭송하며 그 시에 화답하는 7언 시 한 수를 실었다.
끝으로 용유동(龍遊洞)은 방장산(方丈山)의 어느 쪽에 있는지 묻고, 자신은 용문동(龍門洞)에 초가집을 짓고 싶으나 하지 못해 아쉽다고 하였다. 그리고 만날 날을 기약하며 글을 맺었다.
1차 집필자:김남규 , 2차 집필자:오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