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5년(철종6) 11월 초 6일, 시하생(侍下生) 이재우(李在羽)가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 1792~1871)에게 『탐라록(耽羅錄)』을 빌려줄 수 있는지, 이연서원(伊淵書院)의 도회(道會)와 소행(疏行)은 괜찮았는지, 최치홍(崔致弘)의 서찰을 전하려 했는데 방문하지 않아서 전달하지 못했다는 등의 사소한 일상에 대해 묻고, 문의(文義)를 올리니 비평해달라는 내용의 간찰
내용 및 특징
1855년(철종6) 11월 초 6일, 시하생(侍下生) 이재우(李在羽)가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 1792~1871)에게 보낸 간찰이다. 이 간찰은 피봉에 아무것도 기입되지 않아서 수신자를 알 수 없다. 그러나 간찰에서‘인동(仁同)과 칠곡(漆谷)에 가면서 서쪽으로 가산(伽山: 伽倻山)을 바라보니, 우러러 사모하는 마음을 견딜 수 없으나, 큰 강[洛東江]이 앞에 막혀있습니다.’고 하였다. 가산은 성주군(星州郡) 수륜면(修倫面)과 맞대고 있는 가야산을 지칭하는 듯하고, 수륜면은 이원조가 살던 월항면(月恒面) 대포리(大浦里)와 이웃하고 있다. 그리고 월항면 대포리와 칠곡 사이에 흐르는 큰 강은 낙동강이다. 따라서 이재우는 이원조가 거처하고 있는 월항면 대포리를 바라보고 상대를 그리워하는 듯하다. 이재우는 당신이 저술한 『탐라록(耽羅錄)』을 빌려달라고 하였다. 『탐라록』은 이원조가 제주목사(濟州牧使)로 재직할 때 지은 저술로서, 제주의 역사, 풍습, 자연 등을 기록한 책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수취자는 이원조인 듯하다.
간찰 서두에서 큰 강[洛東江]으로 가로막혀 있어서 뵐 수없는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이재우는 『탐라록(耽羅錄)』은 예전에 약속을 받았기에 하인을 보내니, 아끼지 마시고 빌려 달라고 전한다. 그리고 이연서원(伊淵書院)의 도회(道會)와 소행(疏行)에 관한 정보를 물었다.
이재우는 막내 동생으로 하여금 대신 안부를 여쭈라고 하였는데, 제대로 실천했는지를 묻고, 또 최치홍(崔致弘)의 서찰을 전하려고 하였는데, 방문하지 않고 갔으니 긴급한 일이 있냐고 물었다. 끝으로 문의(文義)는 감히 저의 뜻을 기록하여 올리니 보신 후에 비평해 달라고 하였다.
자료적 가치
간찰(簡札)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 내용은 자신의 감정이나 사고 등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어서 인간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원조가 제주목사(濟州牧使)로 재직 중에 지은 『탐라록(耽羅錄)』이 당시 문인들 사이에서 읽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凝窩先生年譜」, 이원조, 『凝窩全集』, 여강출판사, 1986
「凝窩 李源祚 先生 生平事蹟考」, 이세동, 『동방한문학12집』, 동방한문학회, 1996
1차 집필자: 황동권 , 2차 집필자 :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