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년(철종 1)정홍경(鄭鴻慶)이 보낸 서찰로, 시관(試官)을 면한 상황과 보내준 물품에 대한 고마움의 답장이다.
내용 및 특징
1850년(철종 1)정홍경(鄭鴻慶)이 보낸 서찰로, 시관(試官)을 면한 상황과 보내준 물품에 대한 고마움의 답장이다. 새 달이 두 번이나 찼는데 그리움이 깊은데 멀리서 서찰을 보내주어 마치 마주대한 듯 위안이 된다고 하였다. 지난번 자신을 위하여 시를 지었다는 말을 듣고 심부름꾼을 기다린다고 하였는데 어떻게 부쳐오지 않느냐며 하였다. 봄이 다가오는 아직은 매서운 봄추위에 삼가 정사하시는 몸이 건강하다는 것을 알고는 위안이 된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암행어사로 발탁되었으니 어찌할까 하였다. 주인 종명(徖明)이 포리(逋吏)를 스스로 마음대로 제수할 수 있으니, 어찌 안렴사(按廉使)가 바뀌는 기세를 기다리겠느냐며 과거의 시관(試官)을 면한 것 같은 것은 질고(秩高:품계)가 높은 효과이니 가히 다행이라고 하였다. 저는 융병(癃病)이 날로 심하여 오랫동안 침석에 있으니 고민스러움을 말할 수가 없다고 하면서, 오직 다행한 것은 자식이 조금 편안해졌다고 하였다. 보내주신 4가지의 물품은 생각해주시는 정성이 고마우니 어찌 조만간에 논할 수 있겠느냐고 하였고, 기름 등촉(燈燭)은 매우 긴요하고 좋은 안주는 기뻐할만한데 두강(杜康)이 오지 않으니 시를 괴롭게 구사하느라 혹시 망각으로 인연한 것이라며 웃을 만하다고 하였다. 나머지는 정사를 돌보는 체후가 계절에 따라 순조롭고 더욱 삼가시기 바란다면 헤아려 달라고 하였다. 자신은 늙어서 느른한 병으로 오래도록 침석에 있어서 고민됨을 말할 수 없으나 오직 자식이 편안히 지내고 있어서 다행함을 밝히고는, 보내주신 4종류의 물품은 정성이 고마우며 기름 등촉과 좋은 음식은 기뻐할만하나 술이 빠진 것은 시를 짓느라 망각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농담도 잊지 않는다. 끝으로 정사를 돌보는 몸이 계절에 따라 더욱 삼가고 조심하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서로 만나본지가 2개월이나 지나 그리워하는 마음이 깊었는데 단아한 서찰이 먼저 이르러 얼굴을 마주 대하는 것 같은 반가움을 표시하고 자신을 위하여 시를 지었다고 들었는데 그 시는 왜 부쳐주지 않았는지 농담석인 원망도 하였다. 봄바람이 아직은 차가운데 정사를 돌보는 체도가 건강함을 살피고는 많은 위로가 되었음을 말하고, 하급관리를 제수하는 것은 안렴사(按廉使:관찰사)의 체직과 상관없이 시행할 수 있으며, 과거의 시관(試官)을 면한 것은 수신자의 품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자료적 가치
이 간찰에서 예전의 선비들은 벼슬살이의 바쁜 와중에도 항상 상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시를 지어서 표현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육촉이나 부녀자들이 주로 취급하는 밑반찬 같은 물건도 선물하는 따뜻한 인정을 볼 수 있고, 경주부윤은 관찰사와 동급인 종2품이므로 아전이나 하급관원의 인사에 있어서 관찰사의 눈치를 살필 필요없이 소신껏 정무를 보라는 연장자의 충고를 볼 수 있다.
이원조, 『凝窩全集』, 여강출판사, 1986
「凝窩 李源祚 先生 生平事蹟考」, 이세동, 『동방한문학12집』, 동방한문학회, 1996
1차 집필자 : 박상수, 2차 집필자 :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