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년(순조 20) 3월27일, 화산수령[花山倅]로 재직 중인 아우 이흡(李土+翕)이 은율현감(殷栗縣監)으로 재직 중인 이규진(李奎鎭, 1763~1822)에게 석동(石洞)에 가지 못하여 금사(金沙)에는 가려했으나, 이 또한 여의치 못하다는 아쉬운 심정을 담은 간찰
내용 및 특징
1820년(순조 20) 3월27일, 화산수령[花山倅]로 재직 중인 아우 이흡(李土+翕)이 은율현감(殷栗縣監)으로 재직 중인 이규진(李奎鎭, 1763~1822)에게 보낸 간찰이다.
이흡은 중제(重制)를 당하여 상복(喪服)을 입은 안부가 잘 보호되고 있는지 걱정이라고 하였다. 이원조(李源祚, 1792~1871)의 연보를 살펴보면, 1820년에 양부(養父) 이규진이 숙모의 부음을 듣고 은율현감을 사직하여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보인다. 따라서 이흡이 상복을 입은 안부가 걱정이 된다고 말한 것은 아마도 숙모의 상(喪)을 당한 이규진을 위로하려는 말인 것 같다.
이흡은 지난번 문회(文會)에서 서론(緖論)을 듣고 한번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하며, 아울러 석동(石洞)에는 가지 못했지만, 금사(金沙)에는 가보려고 했었는데, 지금 또 어긋난 듯하니, 함께하기 어려운 것이 세상일인지라 끌끌 혀를 찰 뿐이라며 아쉬운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 끝으로 담뱃대[烟臺]를 마침 만들어 놓은 것이 있어 1개를 보낸다고 전한다.
자료적 가치
상대의 우환과 질병을 염려하거나, 한번 찾아가서 회포를 풀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혀를 찰뿐이라고 언급한 대목에서 고인들이 진정으로 벗을 그리워하고 위로하는 따뜻한 정을 볼 수 있다. 옛말에 ‘콩 한쪽이라도 나눠먹는다’는 말이 있다. 이 자료에서도 비록 사소한 담뱃대지만 상대에게 보내주는 고인들의 넉넉한 인심을 볼 수 있다.
「農棲府君行狀」, 이원조, 『凝窩全集』, 여강출판사, 1986
「凝窩先生年譜」, 이원조, 『凝窩全集』, 여강출판사, 1986
1차 집필자: 황동권 , 2차 집필자 :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