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5년(순조15) 7월 24일, 제공복인(弟功服人) 김해진(金海進)이 장령(掌令)이규진(李奎鎭)에게 자신의 아이가 상산(商山:상주의 옛 지명)에서 과거(科擧)를 보려고 하는데, 입격(入格)할 방법이 옹색하니, 잘 주선하여 병든 친구를 위로해 달라는 별지(別紙).
내용 및 특징
1815년(순조15) 7월 24일, 제공복인(弟功服人) 김해진(金海進)이 장령(掌令)이규진(李奎鎭, 1763~1822)에게 보낸 별지(別紙)이다.
김해진은 자신의 아이가 상산(商山:상주의 옛 지명)에서 시행하는 과거(科擧)를 보려는데, 입격(入格)할 방법이 옹색하다고 하고, 형님이 상주 목사(尙州牧使)와 사이가 좋으니, 자신의 위해 왕래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하였다. 여기에서 거론하는 과거는 소과(小科)를 지칭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는 시험을 주관하는 자를 전적으로 믿을 수 없으니, 달리 변통할 방법이 없느냐고 묻고, 끝으로 잘 주선하여 병든 친구의 마음을 위로해 달라고 전한다.
자료적 가치
과거는 임진왜란 이전에는 비교적 엄정하게 잘 지켰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이후 국가의 기강이 느슨해지면서, 과거의 운영도 엄격·공정하지 못하여 여러 폐단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면 권세 있는 양반자제가 시험지 베끼는 사람, 서책을 가지 사람 등의 수종인을 데리고 가는 경우, 책을 가지고 들어가 보는 경우, 글 잘하는 사람을 4~5명에게 제술하게 하고, 그 중 잘된 것을 제출하는 경우 등 각종 폐단이 횡행하였다. 이 별지에서도 자신의 아이가 과거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상주목사나 시관(試官)에게 힘을 써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 일종의 청탁문서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이 간찰을 통해 조선 후기 지방 향시가 과연 공정하였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과장(科場)에 가기 이전에 인맥을 통한 암합(暗合)이나 청탁(請託) 성행했다는 부정 사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료이다.
「凝窩先生年譜」, 이원조, 『凝窩全集』, 여강출판사, 1986
「農棲府君行狀」, 이원조, 『凝窩全集』, 여강출판사, 1986
「조선시대 청탁문서의 특성」, 김혁, 『고문서연구 32호』, 고문서학회, 2008.
1차 집필자: 황동권 , 2차 집필자 :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