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진(李奎鎭)이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에게 보낸 서찰에 첨부된 또 다른 서찰로, 상소의 일에 관하여 홀로 다른 주장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내용 및 특징
이규진(李奎鎭)이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에게 보낸 서찰에 첨부된 또 다른 서찰로, 상소의 일에 관하여 홀로 다른 주장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네가 이전에 부친 서찰은 모두 들어왔다고 하였다. 그러나 가는 인편을 구하지 못해 서찰을 부친 지 너무 오래되어 조급하고 답답하다고 하였다. 서찰을 받은 이후로 벌써 열흘 남짓이 지났는데 벼슬하는 상황을 다시 어떠한지, 날마다 피곤한 나머지 몸을 잘 보존하여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하였다. 새로 옮긴 직소(直所)는 고생스러울 텐데 오가기가 너무 멀고 또 내순(內巡)할 곳이 준험하고 멀어 자주 피곤할 것이니 이 모두가 염려스럽다고 하였다. 상소의 일은 끝내 뜻을 얻지 못하고 나머지는 이루지 못하였지만 무한한 재앙을 일으켜 귀신과 같은 무리들을 불러올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하니 너는 입을 다물고 관례에 따라 왔다갔다하면서 끊어버리는데 이른다면 서울의 벼슬아치들과 영남의 벼슬하는 선비들이 말을 함께 할 것이니 너는 홀로 다른 주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남다른 행동을 하지 말라는 아버지의 염려를 담았다. 선창할지 홀로 끊어버릴지 어쩔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멀리서 병란이 있는데 너는 임시로 맡아야 할 것이니 상황으로 보아 그렇게 해야 할 것이지만 십분 신중하여 형체를 드러내어 남에게 잡히는 바가 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보낼 사람이 없어 마음이 이러한 지극한 곳에 이르니 진실로 두렵다고 하였다. 9월 초에 병을 아뢰어 다녀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서로 헤어진지 이미 한해가 지나니 그리는 정이 몹시 절실하니 공명도 호리려 남은 일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집안을 한결같이 편하게 지내고 있지만 오랫동안 자리에 누워 문밖일은 다른 노비들에게 맡겼으니 걱정이라고 하였다. 너의 형이 아들은 낳은 것이 큰 경사이고 학(學)의 어미가 온지 한 달이나 되니 걱정이라고 하면서 길게 말하지 않는다며 끝을 맺었다.
자료적 가치
이 간찰을 통해 이원조가 당시 병조좌랑으로 있으면서 상소하는 일에 관하여 아버지 이규진(李奎鎭)이 두 통의 서찰을 보내 아들에게 당부할 만큼 미묘한 문제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
이원조, 『凝窩全集』, 여강출판사, 1986
「凝窩 李源祚 先生 生平事蹟考」, 이세동, 『동방한문학12집』, 동방한문학회, 1996
1차 집필자 : 박상수, 2차 집필자 :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