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진(李奎鎭)이 아버지 이민겸(李敏謙)에게 보낸 서찰로, 서울에서 관직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어나는 정치변화를 소상히 적었다.
내용 및 특징
이규진(李奎鎭)이 아버지 이민겸(李敏謙)에게 보낸 서찰로, 서울에서 관직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어나는 정치변화를 소상히 적었다. 이번 달 7일 군뢰(軍牢 : 군대에서 죄인을 다루는 군졸)인 봉원(鳳元)편에 서찰을 올렸는데 받아 보셨으리라 생각이 든다고 하였다. 15일 아침 관편(官便)을 통해 1일 날 보낸 서찰을 받고 매우 기뻤다고 하였다. 기후가 한결같고 일상이 모두 편안하다는 것을 알고는 비로소 편안히 나고 먹을 수 있었다고 하였다. 번군(番軍)의 인편이 수일 안으로 있을 듯하여 발돋움하여 기다렸는데 편안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여러 날의 바람이 풀렸다고 하였다. 자주 인편을 찾아 서찰을 부쳐 자신의 근심과 염려를 풀어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아들인 자신은 객중에 자고 먹는 것은 그럭저럭 괜찮고 거처 역시 편안하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마화(馬火)를 일으키는 정사(政事)에 들어간 돈이 적지 않은데 이 역시 작은 연고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장전(長銓 : 이조판서)에게 소장을 올려 체직을 하고 싶은데 비답이 독실하여 형편상 대정(大政 : 도목정사)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삼전(三銓 : 이조참의)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마치 철옹성(鐵甕城)과 같으니 〇정(〇政)전에 새로운 통보를 낼 것이라고 하였다. 잘 달리는 사람이 앞에 있고 뚫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서로 해치는데 수수방관(袖手傍觀)하는 것 외에 따로 좋은 계책이 없다고 하였다. 실록서사랑청(實錄書寫郎廳)으로 천거하고 싶은 사람은 아직 통보하지 않고 있지만 서로 지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였다. 말은 우선은 병없이 잘 타고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눈이 내려 출입하는 날이 매우 적어 고민이라고 하였다. 이분순(李賁淳)이 통독(通讀 : 조선 시대 성균관 대사성(大司成)이 매년 서울과 지방의 유생들에게 제술(製述)과 강서(講書)로 시험을 보이던, 문과 초시(文科初試)의 한 가지임)을 보려고 상경하였고 기타의 영남의 유생들이 자주 와서 만나는 자들 모두 고생스러운 지경이라고 하였다. 암회(岩回)가 많은 짐을 싣고서 상경한다고 들었고 한집(韓集 : 韓愈文集)을 이편에 보냈는지 물었다. 지난번 서찰에 이미 개략적인 것은 다 알았지만 이 또한 믿을 만한 인편이 아니라 우선은 빼놓는다고 하였다. 면천수령(沔川守令)이 요사이 입성한다고 하였는데 이 말은 여수(汝受)에게 전하였다고 하였다. 지난번 인편에 약을 보낸 것은 과연 받았는지 환약의 진짜 재료를 사방으로 구해도 구할 수 없다고 하였다. 김태〇순(金台〇淳)이 나를 한 번 만나보려 하는데 이해의 사이를 생각해 보아 만날 것이라고 하였다. 수응하고 싶은 마음 하루에도 서 너 번씩 생겨나기도 하고 그만 두고 돌아가고 싶기는 하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번거롭게 하겠기에 이 역시 오랜 병은 아니라고 하였다. 박영수(朴永叟)와 한덕보(韓德甫)가 동당시관(東堂試官)으로 또 대간(臺諫)의 탄핵을 받아 정원(政院)을 출입하는 자들은 다만 성정현(成鼎鉉) 한 사람밖에 없다고 하였다. 부사(副使)는 아직 오지 않았고 이휴길(李休吉)은 서품(敍品)이 되지 않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고 하였다. 혹시라도 다시 출발하게 된다면 사람을 보내 통보하기를 천만 바란다며 지금까지 정든 곳이라 고생스러움을 계산하지 않고 지냈는데 비록 찰방(察訪)이라도 인끈을 차고 돌아가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능사일 것이니 세상에 자신처럼 가련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김근순(金近淳)처럼 고을의 수령으로 가는 어려움이 이와 같다고 하였다.
언제 있었던 일인지 정확히 알 길이 없다. 사건 역시 두드러지게 드러난 일이 없어 정확한 연대를 추증하기 어렵다.
자료적 가치
이 간찰을 통하여 당시 정치상황의 단면으로나마 확인이 가능하다.
이원조, 『凝窩全集』,여강출판사, 1986
「凝窩 李源祚 先生 生平事蹟考」, 이세동, 『동방한문학12집』,동방한문학회, 1996
「凝窩 李源祚 先生 生平事蹟考」, 전용신, 『韓國古地名辭典』,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93
1차 집필자 : 박상수, 2차 집필자 : 김상환